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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18곡의 빌보드 1위곡 보유 이 시대 최고의 디바가 들려주는 ‘머라이어 캐리표 블랙 뮤직’ 신기록 제조기 머라이어 캐리의 12집 [Memoirs Of An Imperfect Angel] 소위 음악 평론가, 혹은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글을 쓰는 필자 같은 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비평의 대상물에 대해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건대 이 앨범의 주인공인 머라이어 캐리는 필자가 좋아하는, 광적이지는 않더라도 감히 팬임을 자처하는 몇 안되는 아티스트 중의 한 사람이고, 따라서 이 글은 냉정한 비평보다는 음반의 감상자들을 향한 안내서의 역할에 치중했음을 미리 양해 바란다. 사실 머라이어 캐리는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속사 사장이던 토미 모톨라와의 깜짝 결혼으로 인해 ‘신데렐라’라는, 실력보다는 운이 작용했다는 다소 시기와 비아냥 섞인 호칭을 달고 다녀야 했고, 그 이후 메이저 리그 뉴욕 양키스의 스타 플레이어 데릭 지터라든가 지금은 디디(Diddy)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인 블랙 뮤직계의 ‘미다스의 손’ 퍼프 대디(본명은 션 콤즈) 등 여러 스타들과의 염문으로 가십란에 오르내렸으며, 호화스런 사생활을 둘러싼 각종 뒷얘기로 ‘공주’, ‘여왕’ 등의 다소 삐딱한 별명을 얻는 등 그 인기에 비례하는 편견에 시달려왔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편견 조차도 대부분 그녀의 사생활과 관련되어 있는 것일 뿐, 머라이어 캐리의 음악인으로서의 업적이나 능력을 부인하는 이들은 찾기 힘들다. 데뷔 초기부터 7옥타브를 넘나든다는 화려한 보컬 기교로 많은 여가수들에게 영향을 미친 그녀가 비록 비틀즈나 밥 딜런 등 음악계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운 거장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할지라도, 최소한 대중음악인으로서 쌓아온 화려한 기록들만큼은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그녀의 12번째 정규 스튜디오 앨범이자, 데뷔 후 햇수로 20째가 되는 시점에서 선보인 이 작품 [Memoirs Of An Imperfect Angel]은 기록제조기로서의 그녀의 명성이 그대로 이어질 것인가를 판가름나게 해줄 중요한 음반이기도 하다. 통산 18곡의 빌보드 싱글 1위곡 보유-역대 2위 머라이어 캐리가 남긴 기록 중에서 가장 화려한 것은 역시 빌보드 팝 싱글 차트(Billboard 100 Singles)의 1위곡 보유기록. 빌보드 팝 싱글 차트가 지금의 형태를 갖추고 집계되기 시작한 1958년으로부터 꼭 50주년이 되는 지난해 그녀는 지난번 앨범 [E=MC2]의 수록곡 ‘Touch My Body’를 자신의 통산 18번째 1위곡으로 올려놓아 엘비스 프레슬리를 제치고 비틀즈의 20곡에 이어 역대 2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솔로 아티스트로는 당당 1위. 이제 세인들의 관심은 과연 그녀가 비틀즈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인가 하는 것. 이제 마흔인 그녀의 나이, 1990년대 후반 이혼과 동시에 찾아온 극심한 슬럼프를 딛고 화려하게 정상에 컴백한 저력으로 미뤄 그녀가 대기록을 세우기란 그리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단지 그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가 하는 점 뿐…(한편 그녀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곡들이 차트 정상에 머문 기간이 총 79주로 동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보이즈 투 멘과 함께 부른 ‘One Sweet Day’가 16주 연속 싱글 차트 1위에 머물러 역대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머라이어 캐리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단지 그녀가 기록한 히트곡 숫자 같은 것들 때문이 아니다. 1위곡을 내지 않았다 해도 단일 앨범 최다 판매량 기록 등 대중성을 가늠하는 잣대들은 얼마든지 있고 그런 분야에서 기록을 지니고 있는 아티스트 또한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단지 앨범 판매량이 많다고 해서 그들이 ‘위대한 아티스트’라는 평가를 얻지는 않는다. 물론 대중들과 떨어져 호흡할 수 있는 대중 음악인에게 있어 상업성은 무시되어선 안되는 요소이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그들이 ‘아티스트’로서의 실력과 진정성을 갖고 있는가의 측면이 아닐까 한다. 그런 면에서 전문 작곡가나 프로듀서, 그리고 대자본에 의해 정형화된 ‘시스템’에 의해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스타들이 양산되고, 그들 대부분이 단명하고 마는 요즘의 음악계 현실에 비춰보면 머라이어 캐리는 진정한 ‘아티스트’의 칭호를 얻기에 부족함이 없는 길을 걸어왔다. 더구나 그녀가 이혼이라는 아픈 상처를 극복하고 재기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적, 음악적으로 무르익었으며 이제는 음악에 자신의 진정성을 담아내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무살 때인 1990년 발표한 데뷔작 [Mariah Carey]에서부터 그녀는 이미 스스로 자작 능력을 지닌 송라이터였다는 점이다. 브렌다 K. 스타의 백업 보컬로 활동하던 그녀가 음반사 사장 토미 모톨라에 의해 발탁되어 스타덤에 오르고, 3년 뒤엔 깜짝 결혼을 통해 ‘사모님’이 되면서 소속사의 전폭적인 홍보 지원을 등에 업고 화려한 백조로 태어났다는 것이 그녀의 대다수 ‘안티’들의 비판이지만, 그녀가 이미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을 직접 조리해 내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과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뛰어난 보컬 능력을 지녔다는 것은 이런 비판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물론 토미 모톨라와의 관계와는 무관하게 그녀가 데뷔 초기부터 소니 뮤직의 주력 가수로 집중적인 지원을 받은 부분은 무시할 수 없겠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자신의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상의 위치에 서 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에 분명하다. 더구나 토미 모톨라와의 이혼 이후 그녀는 슬럼프를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극복해내고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하지 않았는가? 시련 딛고 팝의 디바로 완벽하게 부활하다 음악계에서 장수를 누리는 많은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발표하는 음반들마다 치열한 고민을 통해 크건 작건 변화를 추구하곤 하며, 때론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머라이어 만큼 확연하게 데뷔 초기에 비해 음악적인 변화를 꾀한 경우도 흔치 않다. 사실 1995년의 4집 앨범 [Daydream] 앨범 때까지만 해도 그녀의 히트곡은 R&B 성향의 달콤한 발라드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Fantasy’ 등 템포감이 있는 음악들이 있긴 했지만 그녀의 음악은 백인들에게서 팝 발라드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어쨌든 그녀는 이 발라드만으로도 데뷔하자 마자 휘트니 휴스턴과 여가수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냈고, 이후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 토니 브랙스턴 등과 함께 1990년대 중반의 디바 전성기를 이끄는 힘을 발휘했다. 그런데 토미 모톨라와의 이혼 직후 발표한 음반 [Butterfly](1997)에서 그녀는 퍼프 대디-아무래도 피 디디, 디디 등의 여러 예명과는 달리 이 이름이 제일 친숙한 듯-와 손잡고 만든 차트 1위곡 ‘Honey’를 통해 서서히 힙 합 아티스트와의 공조를 모색하기 시작한다. 여전히 발라드의 제왕 월터 아파나시에프와 함께 한 빅 히트 발라드 ‘My All’ 처럼 예전 스타일의 곡이 대세를 점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블랙 뮤직의 여전사로 탈피해 이후의 작품에서는 데뷔 초기의 음악과는 완전히 달라진 흑인 음악에 경도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런 음악적 변화의 완결편은 10번째 정규 앨범인 [The Emancipation Of Mimi](2005)이었다. 알려져 있다시피 그녀는 [소니]사에서의 마지막 음반인 [Rainbow](1999)에서 각각 14, 15번째 빌보드 팝 싱글 차트 1위곡인 ‘Heartbreaker’와 ‘Thank God I Found You’를 낸 이후 2천년대에 들어서면서 긴 슬럼프를 겪게 된다. [EMI] 산하 [Virgin]으로 이적해 발표한 영화 사운드트랙 [Glitter](2001), 다시 [유니버설 뮤직] 산하 [Island]로 옮겨 내놓은 [Charmbracelet](2002) 앨범에서 빌보드 싱글 1위곡을 내는데 실패해 데뷔 이래 매년 빌보드 팝 싱글 차트 1위곡을 내놓던 대기록마저 깨져버렸고 앨범들은 백만장에도 못 미치는 형편없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엄청난 음역을 오르내리며 ‘신이 내린 목소리’란 평을 듣던 성대에도 이상이 생겼다는 소문마저 나돌며 이제 그녀의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들마저 나오기 시작했고, 인기가 떨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그녀에 관한 뉴스들은 아주 사소한 것들, 이를테면 각종 염문설이나 그녀가 몸치장에 얼마를 쏟아붓는다는 따위의 가십 기사들, 자살시도설, 다이어트 실패 등 흥미 위주의 뉴스들만이 눈에 띄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녀는 [The Emancipation Of Mimi]를 통해 무려 14주간 차트 정상에 머문 ‘We Belong Together’, ‘Don’t Forget About Us’ 등 16, 17번째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곡을 배출하며 화려하게 재기하는 동시에 그녀가 추구해온 변화의 완결을 이뤄냈다. 이 앨범 이전까지 몇 년간 머라이어 캐리가 고전을 한 이유는 힙합의 옷을 입기는 했지만 그것을 자신의 몸에 꼭 맞추지 못하고, 마치 남의 옷을 빌어입은 듯한 어색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The Emancipation Of Mimi]를 통해 그녀는 함께 한 프로듀서나 여타 아티스트들과 완벽한 팀워크를 선보이며 또 다른 머라이어 캐리 스타일을 완성해냈다. 힙합 스타일의 음악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한편 그녀의 진가가 발휘되는 탁월한 발라드 구사 능력도 다시 선보였다. 물론 ‘Hero’나 ‘My All’ 등 과거의 무난한 발라드 성향의 음악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1990년대 그녀의 음악을 좋아했던 기존 팬들 뿐 아니라 음악계의 기본 수요층으로 자리한 어린 세대들 사이에서도 그녀의 음악이 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새로운 음악 시장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어쨌든 그녀는 말 그대로 자신을 옥죄고 있던 굴레로부터 벗어나 완벽한 ‘해방(emancipation)’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이 음반은 그녀에게 ‘최우수 R&B 앨범’ 등 세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선사하며 1천만 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리며 그녀를 다시 디바들의 맹주로 군림하게 해주었다. 이처럼 화려하게 재기한 그녀는 그 유명한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공식을 앨범 타이틀에 등장시킨 [E=MC2]을 통해 통산 18번째 빌보드 팝 싱글 차트 1위곡 ‘Touch My Body’를 배출하며 또 다시 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이 곡은 당시 디지털 시장에서도 28만 6천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 2007년 6월 리안나의 ‘Umbrella’가 기록한 27만 7천건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완벽하게 정착시킨 ‘머라이어 캐리 스타일’ 블랙 뮤직 2008년 닉 캐논과 재혼을 하며 얻어낸 생활 면에서의 안정감이 이번 12번째 정규 앨범(크리스마스 앨범 [Merry Christmas] 포함) [Memoirs Of An Imperfect Angel]에 반영되어 있는 듯이 보인다. 머라이어 캐리가 자신을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의 여주인공 ‘Mimi’에 대입했던 [The Emancipation Of Mimi] 앨범처럼 이번 음반은 타이틀에서 시사하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말 그대로 이 음반은 ‘완벽하지 않은 천사’인 머라이어 캐리 자신의 사랑에 관한 비망록이다. 머라이어 캐리 본인의 입을 빌어서 얘기를 들어보자. “각각의 노래들은 터놓고 나누는 대화 혹은 사적인 얘기들이 담겨있는 일기장의 내용과 같다. 많은 노래들이 지나온 나의 삶에서의 각각 다른 특정 순간을 담아내고 있다. 또 다른 몇 곡들은 영화, 혹은 실제 내게 일어났던 일들, 친구들이 내게 들려준 그들의 경험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히 앨범 타이틀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그녀가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는 여가수 미니 리퍼튼과의 연관성이다. 종종 머라이어 캐리가 선보이는 초고음역의 보컬은 미니 리퍼튼(1947-1979)이 그녀의 히트곡 ‘Lovin’ You’에서 들려준 음색과 비교되곤 하는데 이 곡이 실린 미니 리퍼튼의 음반 제목이 이번 머라이어 캐리 음반과 대비되는 [Perfect Angel](1974)이었다. 머라이어 캐리는 “이번 앨범에 실리진 않았지만 ‘Imperfect’란 곡을 썼었다. 오늘날 이 세상이 우리들 특히 여성들에게 완벽해지거나 혹은 어떠한 방향으로 보여지기를 강요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직 신만이 완벽할 뿐이며, 나는 비록 항상 훌륭한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절대로 천사는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다. 이번 앨범을 만들어 놓고서 앨범 타이틀을 정했는데 마침 미니 리퍼튼의 앨범 제목이 기억났고 그 때문에 이번 앨범의 제목이 더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트리키 스튜어트(본명 Christopher “Tricky” Stewart:1974년생)와 더 드림(본명 Terius Hagert Youngdell Nash:1982년생) 등의 젊은 프로듀서 겸 작곡자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이들은 바로 전작의 히트 넘버 ‘Touch My Body’을 함께 작업했던 인물들. ‘Touch My Body’의 경우 이전의 머라이어 캐리의 하이 톤 창법을 벗어나 웅얼거리는 듯한 보컬 스타일에 ‘미성년자 관람불가’급의 섹시한 느낌으로 인해 많은 논란을 빚었지만, 어쨌든 그 결과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 와서는 전체 작업을 이들과 함께 해낸 것으로 보인다. 머라이어 캐리는 이들의 작업 스타일 또한 가사에 위트를 담아내는 가벼운 음악에서부터 진지한 음악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아 떨어진다며 호흡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음반에 몰리는 세간의 관심은 차트에서의 성적일 듯 하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과연 이번 앨범에서 비틀즈가 갖고 있는 20곡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 말이다. 앨범에 앞서 커트된 첫 싱글인 ‘Obsessed’는 빌보드 차트 진입 9주만인 9월 둘째주 차트에서 전주에 비해 4계단 오른 7위로 톱 텐에 진입하며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 곡은 영화 [러시 아워] 연작의 브렛 래트너 감독이 연출한 뮤직 비디오로 인해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뮤직 비디오에서 머라이어 캐리가 수염까지 만들어 붙이고 완벽하게 에미넴의 코스프레를 선보였기 때문. 노랫말 역시 에미넴을 비방(diss)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2천년대 초반 잠깐 사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에미넴이 머라이어 캐리와의 사적인 관계에 대한 내용을 떠벌이고 다녀 두 사람이 앙숙이 된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 어쨌든 이 곡은 초고음역을 자제한 채 반복 진행되는 패턴을 보여준 지난 히트곡 ‘Touch My Body’와 비슷한 스타일이면서도 약간 더 진화된 느낌의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반복해 듣다 보면 중독성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폭발력은 다소 떨어지는 듯 하지만 서서히 인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부분을 주목해봐야 할 듯. 앨범의 마지막에 네가지 각기 다른 버전의 리믹스가 실려 있는 것도 체크 포인트. 앨범에서 눈여겨 볼 또 한 곡은 포리너(Foreigner)의 1985년 빌보드 팝 싱글 차트 1위 발라드 곡 ‘I Want To Know What Love Is’의 리메이크. 과거 저니(Journey)의 ‘Open Arms’나 필 콜린스의 ‘Against All Odds(Take A Look At Me Now)’ 등을 자신의 스타일로 매만져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이 곡에 쏠리는 관심도 만만치 않을 듯 하다. 특히 이 곡은 과거 선보인 리메이크들과는 달리 후반부에 스케일 큰 가스펠 느낌을 가미했고 미니 리퍼튼을 떠올리게 하는 머라이어 캐리 특유의 고음이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컴퓨터 아닌 베이스, 키보드, 드럼 등의 악기들이 사용된 것도 여타 곡들과의 차이점. 처음부터 끝까지 앨범을 들어보면 불과 1년 반 만에 발표되는 새 앨범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곡들이 대거 눈에 띈다. 분명 블랙 뮤직의 세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젠 더 이상 그녀의 음악이 낯설지 않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도 인상적이다. 기존의 R&B / 힙합 뮤지션들과는 확실하게 구분되는 ‘머라이어 캐리표 블랙 뮤직’이 확실하게 자리잡았다고 보아야 할까… 앨범의 문을 여는 ‘Betcha Gon’ Know’는 이제는 완전히 머라이어 캐리 스타일로 여겨지는 진행을 보여주고 있는 슬로 템포의 곡이며, 미니 리퍼튼의 ‘Lovin’ You’를 떠올리게 하는 초고음역의 보컬이 배경으로 깔리는 발라드 곡 ‘H.A.T.E.U.’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곡이다. 아마드(Ahmad)의 1994년 데뷔 앨범 [Ahmad]에 실렸던 ‘Back In The Day’의 일부가 샘플링 된 ‘Candy Bling’은 풋풋한 사랑의 느낌을 노랫말에 담아내고 있으며 ‘Ribbon’은 다시 찾아온 사랑에서 느껴지는 행복감을 노래하고 있는 곡이다. 이어지는 ‘Inseparable’에는 신디 로퍼의 히트곡 ‘Time After Time’이 샘플링되어 실렸고 ‘Standing O’는 많은 곡들이 그러하듯이 고음보다 중저음역을 강조하고 있는 곡이며, 앨범에서 유일하게 머라이어 캐리 혼자 작사 작곡해낸 ‘It’s A Wrap’에서는 블루지한 느낌을 가미하며 사랑의 종말을 노래하고 있지만 심플한 느낌의 R&B 발라드 ‘Impossible’은 ‘당신이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 내게 사랑을 되돌려주었다’며 다시 찾아온 사랑으로 인한 행복감을 노래하고 있다. 머라이어 캐리의 이번 새 앨범은 특히 한 때 라이벌로 경쟁을 벌였던 휘트니 휴스턴이 성공적인 재기 앨범을 내놓은 시점에서 선보이게 되어 더욱 주목을 모으고 있다. 머라이어 캐리가 이번 앨범으로 비틀즈의 빌보드 팝 싱글 차트 최다 1위곡 기록을 깰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두 사람이 펼칠 선의의 경쟁에도 시선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적어도 분명한 것은 이 앨범이 앞으로도 한 동안 머라이어 캐리의 전성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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